조용한 사무실 안에서 이어지는 아무런 꾸밈조차 없는 목소리. 그 안의 공기는, 마치 그대로 흘러가다 굳어 버릴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 아이는 아무 말도 꺼낼 수 없었다.
「...앞으로 잘 부탁해요.」
[달칵-]
「...후우...」 그제서야 긴장을 푼 듯 흐릿한 한숨을 내쉬었지만, 아이의 마음은 아직도 부서진 향기, 그 장미에 매여 있었다.
「결국은...또... .........버리고 ...았어...」 「에-?」 「...」
직원의 반문에도 아무런 대답 없이 멍하니 바닥만 내려다보며 발걸음을 옮기는 아이.
어째서, 난 망가뜨리는 것밖엔 하지 못하는 걸까.
아직도, 역에서의 욱신거림이 남아 있었다. 슬프거나 괴로울때면, 항상 가슴 한가운데가 마치 이제 막 아문 상처를 짓누르는 듯한, 그런 아픔이 어김없이 찾아왔다. 아이의 엄마는 아이를 너무나도 끔찍이 아끼며 키웠기에 그정도로 크게 다친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. 단지 아이가 기억하는 건 아주 오래 전부터, 어쩌면 아이의 기억이 닿기 훨씬 전부터 이 '남들과는 다른' 아픔을 지니고 있었다는 사실 뿐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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